좋은글
◈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노인들 ◈
사과 사랑
2014. 3. 29. 22:58
◈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노인들 ◈
2~3일만 집에 있어도
몸이고 생각이고 사방이 흐트러진다
그래서 나는 늘 바깥으로 나가고 싶다
딱히 갈 곳이나 가고 싶은 곳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종로3가역에서 내린다
그리고 종묘공원
파고다공원 언저리
인사동 골목을 맴돈다
공원 출입구 쪽에 10여 명의 여자들이 손들을 유혹하고 있다
생각하면 불쌍한 사람들이다
출생부터 평범한 무리들의 뒷줄에서 출발했던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보호해 주는 울타리가 튼튼하지 못했던 것일까
비바람과 폭풍우를 간신히 피하며 고통을 이겨낸 세월이
그들 인생의 대부분이었을지도 모른다
후천적으로 갖게 되는 경제적 능력도 자식의 덕(德)...
그래서 인생의 바닥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몸을 판다
그들의 몸을 살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인생들
평소의 생각이나 이성으로는 도저히 그래서는 안 된다고
자신의 행위를 자책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돈으로 여자의 몸을 사는 노인들
그들이 나와 같은 인간이다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노인들이다
-"나이들면 추억하는 것은 모두 슬프다" 오옥현님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