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럽고 배고픈 그는
예수의 기적을 염원하면서
성경 한 권을 다 외우기도 했다.
그는 30년 간 성당 주변을
떠나본 적이 없는
진실한 신앙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두터운 신앙심도
육체의 허기를 채워주지는 못했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장가가는
일이란 상상조차 못할 일이었다.
자신을 향해 문을
꼭꼭 닫은 지상에서
결국 그가 찾아갈
곳은 창녀 촌 뿐이었다.
돈만 내면 저들처럼
문전박대를 하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어느날, 그는 창녀 촌에 가서
어울리지 않는 비싼 음식을 주문했다.
그리고 주문 한 가지를
더 첨가했다.
먹여 달라고...
돈이라면 독약이라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한 창녀가 음식상을
차려 들고 왔다.
그리고 걸인에게
먹여주기 시작했다.
걸인은 평생 처음 받아보는
인간다운 대접에 감격하여
눈물을 줄줄 흘렸다.
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리고 나를 내쫓지 않고
맞아 준 저 여인이야말로
천사가 아닐까 생각했다.

드디어 그는 말했다.
"다... 당신이
바... 바로 처... 천사야..."
창녀는 깜짝 놀랐다.
뭇 남성들의 천대와
사회의 냉대만을
받아오던 내가 천사라니!
그런데 걸인은
"당신이 바로 천사"라고 말하는게 아닌가!
한 평생 처음 듣는
이 아름다운 말에 창녀는 감격했다.
그 감격은 눈물이 되어 흘렀다.
눈물을 흘리며
창녀는 걸인에게 말했다.
"창녀를 천사라고 말하는
당신이야말로 천사입니다.."
둘은 서로 고백했다.
"나의 천사..."
드디어 두 사람은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많은 축하객들의 감동과
눈물과 축복 속에서...
그들은 지금 아담한 가게를
열어 장사를 하고 있다.
걸인은 이제는
문전박대를 당하지도 않고
게다가 매일 밥을
먹여주는 아내가 있기에
" 이 세상은 에덴동산이"라고 찬양한다.
창녀였던 아내도
이제는 갖은 수모를 당하지
않아도 살 수 있고
남성들을 저주하지 안고
진심으로 한 남성을
사랑할 수 있어서
매일 매일을 "축복으로 살아간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