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실천도 못할 계획인데 마음고생을 왜 해야 하나.
하지만 그게 그렇지 않단다. 같은 행위를 반복하면
어느 시점에서는 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설명이다.
결국 어렵더라도 끊임없이 시도해 뇌가 새로운 일들에 거부감이 없어지면
계획한 일들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해에는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금연·금주 등의 계획을 세운다.
실천을 도와주는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도 많고,
같은 목표를 갖고 뛰어 보자는 동호회도 눈에 띈다.
그만큼 ‘작심삼일’을 피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겠다.
<작심 후 3일>(김일희 지음, 다우출판사)에서 스스로를 계획 인간으로 산다고
소개한 저자는 “계획이 실패하는 것은 ‘단순한 작심’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결심을 한 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지 않아 실패한 것이므로
계획만 제대로 하면 실천도 가능하다는 조언이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려면 현실의 나부터 직시해야 한다.
현재의 나를 알지 않고서야 제대로 된 계획이 나올 수 없지 않은가.
바쁜 생활을 핑계로 차분히 나를 돌아다본 적이 언제였나 모르겠다.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는 자기 성찰의 시간부터 가져야겠다.
어떤 이는 아직 작심조차 하지 않았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언제부터인가 새해가 되어도 무덤덤하고 그래서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은 지 오래되었단다.
하루하루 살기도 바쁜데 언제 계획을 세우고 있겠느냐는 게 ‘작심’조차 하지 않은 이들의 말이다.
그렇다면 더욱 잠시의 여유라도 갖고 자신을 반성하는 자기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김일희씨도 바쁠수록 계획을 세우라 했다.
진지한 고민을 거쳐 계획을 세웠다면 이제 작심삼일이 되지 않게 하는 일만 남았다.
혹시 실패를 하더라도 실망은 말자. 다시 시작하면 되잖은가.
삼일이 계속되어 한달이 되고 또 두달이 되면 결국 계속 실천을 하는 셈이니까.
대신 다시 하려는 마음만은 놓지 말자.
박찬호 선수도 한 대학교의 특강에서 그랬단다.
“나는 작심삼일과 라이벌 관계였다. 못해도 삼일은 견뎠는데
그러다 보면 날짜가 늘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이룰 수 있었다.”
고된 훈련을 이겨낸 강한 의지의 선수도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힘이 난다.
올해 계획은 ‘작심 또 작심’. 꾸준히 실천해 보는 거다.
이인아 기자 inahlee@nongmin.com